Page 30 - 정형외과 소식지 389호-7월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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못했다고 하기로 신은 즉시 신의 자식을 죽여 요리를 만들었습니다.’ 또 공자 개방은 衛(위)나라 懿公(의공)의 세자였으나

               제환공을 만나보고 세자의 자리를 버리고 제환공의 신하가 되었다. 이들은 나중에 각자 제환공의 아들들을 끼고 세력을
               확장하고 있었다. 관중의 사후 뒤를 이은 포숙아는 이들의 폐해를 예측하고 이 세 사람을 축출할 것을 건의하여 제환공에게
               받아들여졌다. 그러나 이 세 사람이 축출된 후 삶의 재미를 잃은 늙은 제환공은 이들을 다시 불러들였고 이들은 제환공의 사후
               제나라를 큰 혼란에 빠지게 하였다.
               제환공은 관중이 죽기 전 수초 역아 공자 개방을 중용하는 것에 대하여 물었다. ‘수초는 자신을 스스로 거세하면서까지도 나를
               사랑했고 역아는 내가 입맛을 잃었을 때 자식을 요리해서까지 나를 사랑했고 공자 개방은 위나라의 세자의 자리를 버리면서
               나를 따를 만큼 나를 사랑한 사람이니 그들보다 더 믿을 만 사람은 없다’고 말했다. 이에 관중은 자기 몸을 사랑하지 않는
               사람,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 또 자신의 부모를 버리고 또 위나라라는 큰 자리를 버리고 온 사람은 그들이 버린 것
               보다 더 큰 것을 바라는 야심이 있기 때문에 결국 그 야심으로 인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사람이라고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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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         즉 인신공양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로 그 공양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했다면 그 순수한 마음을
               높이 살만하다. 그러나 사랑하는 대상을 희생하는 것보다 더 큰 야심이 있어 그런 행동을 했다면 비난받아야 한다. 역아는
    정
    형          인신공양으로 얻은 세력으로 나라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. 그러나 개자추는 인신공양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주군에게
    외          충성했지만 논공행상의 행렬에 서는 것을 자신의 군주에 대한 충성심을 흐리게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순수한
    과          희생을 오해할 여지를 없애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깊은 산으로 도피하였다.
    학
    회
    소          사람이  아무리  노력해도  되지  않는  경우가  있고  또  예기치  않았지만  저절로  힘들이지  않고  이뤄지는  경우  또한
    식          경험한다. 그러므로 사람들은 흔히 修人事 待天命(수인사 대천명) 즉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다음엔 하늘의 뜻을
               기다린다는 말을 한다. 진문공의 성공은 19년 동안 유랑할 때 그를 한결같이 수종하던 신하들의 공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는
               사실이다.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진문공 자신의 자질과 하늘의 도움이라고 할 수 있다. 성공한 후 논공행상을 하는 것은
               당연하며 또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. 그러나 서로 공의 많고 적음을 다투는 것은 개자추의 말대로 하늘이 이루어준 것을
               사람들이 그 공을 다툰다고(貪天之功:탐천지공)생각되며 어찌 보면 하찮은 부질없는 다툼이 아닌가도 생각된다.
               우리나라에서 이제 막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끝났다. 이에 따라 성공한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이 생겼다. 성공한 쪽에서는
               성공에 대한 공의 크고 적음을 또 실패한 쪽에서는 실패에 대한 잘못이 많고 적음을 가리느라고 분주하다. 특히 성공했다고
               하는 쪽에서는 논공행상이 이루어지고 그 공이 많고 적음을 서로 자랑하느라 바쁘고 그 공에 상응한 포상을 받기를
               주장한다. 그러나 오늘의 우리나라에는 개자추와 같이 무리들과 다투며 포상 받기를 경쟁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
               없는 것 같다. 논공행상과 개자추를 생각하면 역사는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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